해석은 중간에 있다
구조 해석, 유동 해석, 진동 해석. SOLIDWORKS Simulation, Ansys, Nastran 같은 CAE·FEA 툴은 이 과정을 수행하기 위해 존재한다.
하지만 실제 엔지니어의 하루를 따라가 보면, 해석 툴을 실행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다.
오히려 대부분의 시간은 그 앞과 뒤에서 소모된다.
하중을 계산하고, 재료 데이터를 확인하고, 그래프에서 숫자를 읽고, 결과를 정리하고, 판단 근거를 만드는 일. 이 작업들은 모두 CAE 툴 바깥에 있다. 그리고 대부분 수작업으로 처리된다.
해석은 중심에 있지만, 시간과 노력은 그 주변에서 더 많이 쓰이고 있다.
툴 밖의 영역
CAE 툴 벤더들은 오랫동안 솔버 정확도, 메시 품질, 물리 모델 확장에 집중해왔다. 그것이 핵심 경쟁력이었고, 실제로 해석 자체는 계속 발전해왔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해석 전에 입력값을 만드는 과정, 해석 후에 결과를 해석하고 판단하는 과정은 여전히 툴의 바깥에 남아 있다.
이유는 명확하다. 이 영역은 표준화하기 어렵다.
어떤 규격을 사용하는지,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 어떤 후속 작업이 필요한지는 산업마다, 회사마다, 프로젝트마다 모두 다르다.
범용 CAE 툴이 이 모든 경우를 포함하려 하면, 결국 아무도 쓰지 않는 기능이 되기 쉽다.
그래서 이 영역은 의도적으로 비워져 있었다.
빈칸을 채운 방식
그렇다면 이 영역은 어떻게 처리되어 왔을까.
대부분의 경우, 엑셀이다.
규격에서 읽은 수치를 입력하고, 수식으로 하중을 계산하고, 결과를 옮겨 정리한다. 재료 데이터는 별도 시트에 관리하고, 그래프 데이터는 CAD를 이용해 좌표를 직접 읽는다.
이 방식은 작동한다. 그래서 계속 사용된다.
하지만 비용이 숨어 있다.
속도가 느리고, 오류가 발생하기 쉽고, 재현이 어렵다. 담당자가 바뀌면 기존 파일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잘못된 수식이 그대로 사용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다.
이 방식은 확장되지 않는다.
해석이 복잡해질수록, 프로젝트가 늘어날수록, 사람이 감당해야 하는 작업량이 그대로 증가한다.
왜 지금까지 그대로였나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없지 않았다. 일부 대형 CAE 플랫폼은 전처리·후처리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제약이 있었다.
이들 도구는 고가의 라이선스를 요구하거나, 특정 FEA 솔버 환경에 종속되는 경우가 많다. 중소 제조업체나 소규모 구조해석·진동해석 팀에서 도입하기에는 부담이 크다.
결국 대부분의 현장에서는 선택지가 남지 않았다.
엑셀, 사내 양식, 개인 노하우, 그리고 숙련자의 경험.
이 방식이 오랫동안 유지된 이유는 단순하다. 대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도구가 없었기 때문이다.
채워야 할 빈칸의 범위
해석 전·후의 빈칸을 구체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해석 전
- 규격 기반 하중 계산 (Shock, Harmonic, Random PSD, Response Spectrum)
- 재료물성치 관리 및 이력 추적
- 그래프 기반 데이터의 디지털 변환
해석 후
- 모달 해석 결과의 질량참여율 계산 및 판단
- 파라미터 변화에 따른 영향 분석
- 최적 설계 조건 도출
- 설계 목표 만족 확률 평가
이 중 하나라도 수작업으로 처리하고 있다면, 그 시간과 리스크는 계속 누적된다.
빈칸을 채우는 일
Valentis는 이 영역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해석 툴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다. 해석 전과 후에 반복되는 작업을 줄이고, 그 사이의 단절을 연결하는 것이 목표다.
각 기능이 어떤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는지는 이후 글에서 하나씩 구체적으로 다룰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