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력이 없는데도 부품이 깨진다
기계적 하중은 거의 없다. 누르지도, 당기지도 않는다.
그런데 부품에 균열이 생긴다.
전자 장비의 방열판, 엔진 부품, LED 모듈, 용접 구조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외부에서 힘이 직접 가해지지 않았는데도 응력이 발생하는 이유는 하나다.
온도다.
온도가 변하면 재료는 팽창하거나 수축한다. 이 변형이 자유롭게 일어날 수 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구조물이 어딘가에 구속되어 있거나, 부위마다 온도가 달라 불균일하게 팽창한다면 상황이 달라진다. 팽창하거나 수축하려는 변형이 억제되면서 내부에 응력이 쌓인다.
이것이 열응력(Thermal Stress)이다.
기계적 하중만 고려한 구조해석으로는 이 현상을 제대로 평가할 수 없다. 온도가 설계의 주요 하중으로 작용하는 경우에는 열-구조 연성 해석(Thermal-Structural Coupling)이 필요하다.
열응력은 왜 생기는가
열응력의 원리는 의외로 단순하다.
핵심은 열팽창계수(CTE, Coefficient of Thermal Expansion)다.
온도가 ΔT만큼 변하면 재료는 CTE × ΔT에 비례하는 열변형률을 만들려 한다.
이 변형이 그대로 일어나면 응력은 발생하지 않는다. 즉, 자유 팽창에는 응력이 없다.
문제는 다음 두 가지 상황에서 발생한다.
- 구속(Constraint) — 팽창하려는 부품이 고정되어 있으면, 늘어나려는 변형이 억제되면서 응력이 발생한다.
- 불균일 온도(Temperature Gradient) — 한 부위는 뜨겁고 다른 부위는 차가우면, 위치마다 팽창량이 달라진다. 이 차이가 서로를 당기고 밀면서 응력을 만든다.
즉, 열응력은 팽창하려는 경향이 방해받을 때 발생한다.
외력의 크기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온도 변화, 구속 조건, 그리고 재료의 열팽창 특성이 함께 결정한다.
서로 다른 재료가 접합된 구조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금속과 세라믹처럼 열팽창계수가 크게 다른 재료가 붙어 있으면, 같은 온도 변화에서도 팽창량이 달라 접합부에 큰 열응력이 집중될 수 있다.
두 단계로 푸는 열-구조 해석
열-구조 문제는 보통 두 단계로 나누어 푼다.
SOLIDWORKS Simulation에서도 일반적으로 이 방식은 순차 연성(One-way Coupling)에 가깝다. 먼저 온도 분포를 구하고, 그 결과를 구조해석의 온도 하중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1단계 — 열해석 (Thermal): 온도 분포를 구한다
먼저 구조물의 온도장(Temperature Field)을 계산한다.
발열원, 전도, 대류, 복사, 주변 온도 같은 열전달 조건을 정의하면 각 위치의 정상상태 또는 과도상태 온도 분포를 얻을 수 있다.
이 단계의 결과는 응력이 아니라 온도 분포다.
어디가 얼마나 뜨거운지, 온도 구배가 어디에서 크게 발생하는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2단계 — 구조해석 (Static): 온도를 하중으로 전달한다
1단계에서 구한 온도 분포를 구조해석의 온도 하중으로 사용한다.
SOLIDWORKS Simulation에서는 Static Study에서 온도 조건을 직접 정의하거나, Thermal Study 결과의 온도장을 가져와 열하중으로 적용할 수 있다.
구조해석은 이 온도 분포와 구속 조건, 그리고 필요한 경우 기계적 하중까지 함께 고려해 응력과 변위를 계산한다.
이렇게 열해석 결과를 구조해석으로 전달해 푸는 방식이 열-구조 연성 해석의 기본 흐름이다.
온도가 비교적 균일하고 이미 알고 있는 값이라면, 별도의 열해석 없이 Static Study에서 온도 하중을 직접 지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발열과 열전달이 복잡해 온도 분포 자체를 모른다면, 열해석을 먼저 수행해야 한다.
기준 온도(Reference Temperature)를 잊지 말 것
열응력 계산에서 자주 빠뜨리는 항목이 기준 온도(Reference / Strain-free Temperature)다.
열변형은 절대 온도가 아니라 기준 온도로부터의 변화량(ΔT)으로 계산된다.
보통 조립 시점, 가공 후 응력이 없는 상태, 또는 해석에서 기준으로 삼는 무응력 상태의 온도를 기준 온도로 설정한다.
기준 온도를 잘못 설정하면 ΔT가 통째로 틀어지고, 그 결과 열응력도 잘못 계산된다.
예를 들어 상온에서 조립되어 상온에서는 응력이 없어야 하는 구조물인데 기준 온도를 0°C로 잘못 두면, 실제로는 없어야 할 상온 상태의 열응력이 계산에 포함될 수 있다.
따라서 열응력 해석에서는 온도 분포만큼이나 기준 온도 설정이 중요하다.
흔한 실수
열팽창계수(CTE) 미지정 또는 잘못된 값 → 열응력의 크기를 좌우하는 핵심 물성이다. CTE가 누락되거나 0으로 설정되면 열팽창에 의한 응력이 제대로 계산되지 않는다.
기준 온도 설정 오류 → ΔT가 잘못 계산되어 열변형과 열응력 전체가 틀어질 수 있다.
과도한 구속으로 열응력 과대평가 → 실제로는 팽창을 허용하는 지지 조건인데 완전 고정으로 모델링하면, 비현실적으로 큰 열응력이 발생할 수 있다.
온도 분포를 모른 채 균일 온도로 가정 → 발열과 열전달이 복잡한 경우, 온도 구배에서 발생하는 핵심 열응력을 놓칠 수 있다.
기계적 하중과 열하중을 따로만 검토 → 실제 구조물에서는 두 하중이 동시에 작용한다. 최종 평가는 열하중과 기계적 하중이 함께 작용하는 조건에서 수행해야 한다.
마무리
열-구조 연성 해석은 보이지 않는 하중을 다루는 해석이다.
외력이 없어도 온도 변화와 구속 조건이 만나면 응력은 발생한다.
핵심은 세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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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응력은 팽창이 방해받을 때 생긴다 구속과 온도 구배가 주요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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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 구조 순서로 연결한다 온도 분포를 먼저 구하고, 이를 구조해석의 온도 하중으로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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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E와 기준 온도를 반드시 확인한다 둘 중 하나만 틀려도 열응력 결과 전체가 잘못될 수 있다.
한 줄 정리
기계적 하중만 보는 해석은 절반만 보는 것이다. 온도가 변하는 구조물에서는, 외력이 없어도 응력은 존재한다.
다음 편에서는 이렇게 얻은 해석 결과를 데이터로 모아 활용하는 법 — SOLIDWORKS와 Valentis를 연결하는 흐름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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