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해석으로 나온 응력값, 믿어도 될까
해석을 실행하면 최대 응력값이 하나 나온다.
245 MPa. 깔끔한 숫자다.
그런데 메시를 조금 더 조밀하게 만들고 다시 해석하면 268 MPa이 나온다. 한 번 더 조밀하게 만들면 279 MPa이 나온다.
같은 모델, 같은 하중, 같은 재료인데 결과가 계속 바뀐다.
어느 값이 맞는 걸까.
유한요소해석(FEA)은 근사해다. 연속체인 구조물을 유한한 개수의 요소로 나누어 계산하기 때문에, 요소를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메시가 너무 거칠면 국부적인 응력 구배를 충분히 표현하지 못한다. 특히 구멍, 필렛, 노치처럼 응력이 집중되는 부위에서는 실제보다 낮거나 부정확한 값이 나올 수 있다.
따라서 진짜 물어야 할 질문은 “응력이 얼마인가”가 아니다.
“이 응력값이 메시에 의존하는가, 아니면 충분히 수렴했는가?”
이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 메시 민감도 분석(Mesh Convergence Study), 즉 수렴성 검토다.
수렴이란 무엇인가
메시를 점점 조밀하게 만들면 결과는 처음에는 크게 변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변화 폭이 줄어든다. 그리고 특정 값에 가까워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 상태를 수렴(Convergence)이라고 한다.
수렴의 논리는 단순하다.
요소를 더 잘게 나누어도 결과가 거의 변하지 않는다면, 그 결과는 메시가 아니라 물리적 거동에 의해 결정된 값이라고 볼 수 있다.
반대로 메시를 바꿀 때마다 결과가 크게 출렁인다면, 그 값은 아직 모델의 이산화 수준에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런 값을 그대로 안전율 판단에 사용하면 위험하다.
수렴성 검토는 “더 조밀한 메시였다면 결과가 크게 달라졌을까?”라는 의심에 데이터로 답하는 과정이다.
수렴성 검토의 절차
실무에서 수렴성 검토는 보통 다음 순서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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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결과를 정한다 예: 특정 부위의 von Mises 응력, 최대 변위, 반력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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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크기를 단계적으로 줄여가며 3~5회 해석한다 예: 거친 메시 → 보통 메시 → 조밀한 메시 → 더 조밀한 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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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단계별로 관심 결과값을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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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 크기 또는 자유도 수 대비 결과값을 그래프로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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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값의 변화율이 충분히 작아지는 지점을 찾는다
직전 단계 대비 결과 변화가 일정 기준 이내로 줄어들면, 실무적으로 수렴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2~5% 이내의 변화율을 기준으로 삼는 경우가 많지만, 허용 기준은 해석 목적과 회사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핵심은 수렴 곡선이 평탄해지는 구간을 확인하는 것이다.
값 하나만 보는 것이 아니라, 메시를 바꿨을 때 그 값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는 것이 중요하다.
전 영역을 조밀하게 할 필요는 없다
수렴성 검토를 한다고 해서 모델 전체의 메시를 무작정 조밀하게 만들 필요는 없다. 그렇게 하면 자유도가 크게 증가해 계산 시간이 비현실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응력이 의미 있게 변하는 곳은 보통 국부적인 영역이다.
대표적인 위치는 다음과 같다.
- 필렛
- 구멍 주변
- 노치
- 하중 작용부
- 접촉부
- 급격한 형상 변화가 있는 부위
반대로 평탄하고 응력 구배가 작은 영역은 비교적 거친 메시로도 충분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효율적인 방법은 관심 영역에만 메시 컨트롤을 적용해 국부적으로 조밀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영역의 결과가 수렴하는지를 확인한다.
전체 메시를 균일하게 조밀하게 만드는 것보다, 적은 계산 비용으로 필요한 정확도를 확보할 수 있다.
수렴하지 않는 경우 — 응력 특이점
수렴성 검토를 하다 보면, 메시를 아무리 조밀하게 해도 응력이 수렴하지 않고 계속 증가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은 단순히 메시가 부족하다는 뜻이 아닐 수 있다. 그 지점이 응력 특이점(Stress Singularity)일 가능성이 있다.
필렛이 없는 날카로운 직각 코너, 점이나 선으로 정의된 하중·구속 위치에서는 이론적으로 응력이 매우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지점에서는 메시를 줄일수록 응력값이 계속 증가하고, 특정 값으로 수렴하지 않을 수 있다.
이때는 다음을 점검해야 한다.
- 실제 형상에 맞게 필렛을 모델링했는가
- 하중과 구속을 점·선이 아니라 면에 분포시켰는가
- 최대 응력이 특이점에서 발생한 것은 아닌가
- 특이점 주변이 아니라 안정된 영역의 응력을 따로 확인했는가
특이점에서 발생한 최대 응력은 설계 판단값으로 그대로 사용하기 어렵다. 이 경우에는 특이점 바로 옆의 안정된 영역에서 응력을 평가하거나, 실제 형상과 하중 전달 방식을 더 현실적으로 모델링해야 한다.
메시를 줄였는데 응력이 끝없이 올라간다면, 그것은 결과가 더 정확해지는 것이 아니라 비물리적인 특이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흔한 실수
한 번의 메시로 결과 확정 → 메시 의존성을 확인하지 않아 응력을 과소 또는 과대 평가할 수 있다.
전체 메시를 무작정 조밀화 → 자유도가 폭증해 계산 시간이 비현실적으로 늘어난다.
특이점의 발산값을 수렴 실패로 오해 → 형상 또는 하중 모델링 문제를 단순 메시 문제로 착각할 수 있다.
변위만 보고 수렴 판단 → 변위는 응력보다 빨리 수렴하는 경우가 많다. 변위가 수렴해도 국부 응력은 아직 수렴하지 않았을 수 있다.
전체 최대 응력만 추적 → 최대값이 특이점에 묶이면 수렴성 판단이 왜곡될 수 있다. 관심 부위의 안정된 응력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마무리
메시 민감도 분석은 결과를 더 보기 좋게 만드는 작업이 아니다.
지금 보고 있는 숫자를 믿어도 되는지 검증하는 과정이다.
핵심은 세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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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하나의 값이 아니라 수렴 곡선으로 볼 것 메시를 바꿔가며 변화율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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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영역만 국부적으로 조밀화할 것 전체 메시를 무작정 조밀하게 만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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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렴하지 않는 지점은 특이점을 의심할 것 발산하는 최대값을 그대로 설계 판단에 사용하지 않는다.
한 줄 정리
신뢰할 수 있는 해석 결과란 가장 조밀한 메시에서 나온 값이 아니라, 메시를 바꿔도 더 이상 의미 있게 변하지 않는 값이다.
다음 편에서는 온도 하중이 포함될 때 다뤄야 하는 열-구조 연성 해석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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