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 접촉 관리에는 두 개의 시간표가 필요하다고 했다. 하나는 만료일을 기준으로 거꾸로 계산하는 시간표, 다른 하나는 이미 만료된 고객을 다시 만날 시점을 만드는 시간표다. Linkspace는 이 둘을 아예 별개의 트랙으로 나눴다.
두 갈래로 나눈 기준
대상은 라이선스가 등록된 고객사다. 라이선스가 하나도 없다면 역산의 기준이 없으므로 대상에서 제외하고, 폐업 처리된 고객사 역시 제외한다. 없어진 회사에 갱신 접촉을 돌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다음 판정은 단순하다. 아직 만료되지 않은 라이선스가 하나라도 있으면 Ontime, 모든 라이선스가 만료되었으면 Recapture.
두 트랙은 단순히 관리 방식만 다른 것이 아니다. 시간을 바라보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
Ontime은 놓치면 지금 사용 중인 고객을 실제로 잃을 수 있다. 그래서 밀린 단계를 지워버리지 않고, 놓친 단계는 그대로 쌓아 보여준다. 반면 Recapture는 이미 라이선스가 만료된 고객이라 이번 접촉 시점을 놓쳤다고 해서 새롭게 잃을 것은 없다. 그래서 지난 접촉 시점을 계속 쌓아두지 않는다. 이번 주기에 도래한 것만 보여주고, 놓치면 다음 주기로 넘어간다.
같은 화면 안에 있지만 시간에 대한 태도는 정반대다.
① Ontime — 만료일에서 거꾸로 센다
기준이 되는 날짜는 가장 임박한 미래 만료일이다. 고객사에 라이선스가 여러 건 있다면 그중 가장 먼저 만료되는 라이선스를 기준으로 삼는다. 그리고 그 날짜에서 거꾸로 접촉 시점을 만든다. 만료월, 1개월 전, 그리고 이후에는 3개월 간격으로 최대 4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4년이라는 숫자가 다소 길어 보일 수 있는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사다리는 계약마다 다르게 만들지 않는다. 언제나 같은 길이로 만들어 둔다.
계약 기간이 길면 앞쪽 단계까지 자연스럽게 계약 기간 안에 들어온다. 4년짜리 계약이라면 열여덟 개 단계가 모두 제자리를 찾는다. 반대로 계약이 짧으면 앞쪽 일부 단계는 이미 지나간 시점에 놓이게 되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지나간 단계 이후에 고객과 접촉한 기록이 있다면 해당 단계는 자동으로 정리된다. 그리고 정리되지 않은 단계가 남는다면, 그것 역시 의미가 있다.
그만큼 오랫동안 고객과 연락하지 않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약 기간별로 별도의 접촉 주기를 설정할 필요가 없다.
단계마다 연락하는 사람이 다르다
이 기능에서 가장 중요하게 본 부분이다. 접촉할 시점만 알려주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그 시점에 누가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가 정해져 있어야 실제 연락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단계마다 담당 역할을 나눴다.
만료 15개월 이전 — 기술. 아직 갱신을 본격적으로 이야기할 시기는 아니다. 고객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접촉이다.
만료 1년 전 — 영업. 고객이 다음 해 예산과 연간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는 시기다. 갱신 예산이 반영될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할 시점이다.
만료 9개월 전, 6개월 전 — 기술. 현재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사용 현황, 불편한 점, 추가로 필요한 기능이나 지원이 있는지 확인하는 자리다.
만료 3개월 전부터 만료월까지 — 영업. 이제 실제 갱신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시점이다. 견적과 발주가 이 구간에서 이루어진다.
모두 같은 「연락하세요」가 아니다. 영업이 접촉해야 할 시점과 기술이 접촉해야 할 시점이 다르고, 그 구분을 목록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체크하지 않아도 정리된다
접촉 관리 도구가 흔히 실패하는 지점이 있다. 연락은 했지만 시스템에서 완료 체크를 하지 않는 경우다. 실제 업무에서는 이미 고객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화면에는 계속 미접촉 고객으로 남는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담당자는 결국 그 화면을 신뢰하지 않게 된다.
그래서 완료 판정을 두 가지 방식으로 두었다. 하나는 담당자가 직접 완료로 표시한 경우, 그리고 해당 단계의 시점 이후에 그 고객사와 접촉한 기록이 존재하는 경우다.
두 번째가 중요하다. 꼭 너처링을 목적으로 연락한 것이 아니어도 된다. 다른 업무 때문에 연락했더라도 그 시점 이후에 고객과 접촉한 기록이 있다면 이전 단계는 자동으로 정리된다.
접촉으로 인정하는 범위도 넓게 잡았다. 영업활동뿐 아니라 기술지원과 교육 참여까지 접촉으로 본다. 기술지원 건으로 통화했다면 그것 역시 고객과 대화를 나눈 것이고, 교육에 참석했다면 그 또한 회사와 고객 사이에 접점이 만들어진 것이다.
너처링 화면만을 위해 담당자에게 별도의 기록을 남기게 하면 그 기록은 결국 밀리거나 생략된다. 그래서 이미 존재하는 활동 기록을 활용한다.
② Recapture — 만료가 얼마나 지났는지로 나눈다
모든 라이선스가 이미 만료된 고객은 기준이 반대가 된다. 이번에는 가장 최근의 과거 만료일을 기준으로 삼고, 만료 후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에 따라 구간을 나눈다.
유예 — 만료 후 1개월 이내. 아직 정상적인 유지보수 계약 형태로 갱신할 수 있는 구간이다. Recapture 가운데 유일하게 명확한 마감이 존재하는 구간이다.
1년 이내 — 분기마다 1~3년 — 반기마다 3~5년, 5년 초과 — 연 1회
재계약 가능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진다. 그래서 만료 시점과 가까운 고객은 자주 보고, 오래 지난 고객은 접촉 간격을 넓게 잡았다.
유예 구간을 따로 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구간을 단순히 「1년 이내」에 포함시키면 만료 한 달이 지난 고객과 열한 달이 지난 고객이 같은 줄에 놓인다. 하지만 두 고객의 상태는 분명히 다르다. 한쪽에는 아직 마감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더 이상 같은 의미의 마감이 없다.
마감이 있는 고객과 없는 고객을 같은 줄에 세워 놓으면, 마감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사라진다.
왜 시간 구간으로 나눴나
구간의 기준은 다른 방식으로 잡을 수도 있었다. 예를 들어 제품 공급사의 소급 정책을 기준으로 나눌 수 있다.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 값은 공급사가 언제든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이 변경될 때마다 관리 화면의 기준까지 흔들리는 구조는 만들고 싶지 않았다. 시간 구간은 특정 공급사의 정책에 의존하지 않는다.
그리고 한 가지 장점이 더 있다. 시간이 지나면 고객이 자동으로 다음 구간으로 이동한다. 1년이 지나면 1~3년 구간으로 넘어가고, 3년이 지나면 다시 다음 구간으로 이동한다. 누군가 수동으로 옮겨주지 않아도 구조가 스스로 유지된다.
왜 「만료 3개월 후, 6개월 후」로 고정하지 않았나
처음에는 만료일을 기준으로 앞으로 세는 방식도 생각했다. 만료 후 1개월, 3개월, 6개월, 12개월에 접촉하는 식이다. 하지만 이 방식에는 문제가 있다. 5년 전에 만료된 고객이라면 그 단계들은 이미 모두 과거가 되어 있다. 앞선 글에서 이야기한 영원히 밀린 고객이 다시 만들어진다.
그래서 고정된 접촉 단계 대신 반복 주기를 사용했다. 기준이 되는 만료월에서 정해진 주기를 계속 더해 나간다. 이렇게 하면 언제 화면을 열더라도 다음 접촉 시점은 항상 미래에 존재한다. 밀린 접촉이 계속 쌓이지 않는다. 이번 차례를 놓쳤더라도 다음 차례가 다시 온다.
③ 위험 표시를 한 번 잘못 만들었다
이 기능을 만들면서 실제로 겪은 실패도 하나 있다. 밀린 고객 목록에서 특히 급한 고객을 눈에 띄게 하기 위해 위험 표시를 붙였다. 처음 만든 기준은 이랬다.
만료가 임박했거나, 또는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거나.
둘 중 하나만 만족해도 위험 표시가 붙었다. 처음에는 합리적으로 보였다. 실제 데이터로 확인해 보기 전까지는 그랬다.
밀린 고객 171건 가운데 112건에 위험 표시가 붙었다. 셋 중 둘이었다. 그중 78건은 만료가 임박한 고객도 아니었다. 단지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급한 고객으로 분류되고 있었다.
그 순간 문제가 분명해졌다. 목록의 3분의 2에 붙는 표시는 더 이상 표시가 아니다. 무엇이 급한지 알려주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대부분의 고객에게 표시가 붙으니 오히려 아무것도 구분하지 못하고 있었다.
문제가 하나 더 있었다. 화면의 라벨에는 「만료 임박 + 장기 미접촉」이라고 적혀 있었다. 두 조건을 모두 만족한다는 의미다. 그런데 실제 코드는 둘 중 하나만 만족해도 표시를 붙이고 있었다. 화면에 쓰인 말과 실제 동작이 달랐고, 그 상태로 한동안 사용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라벨에 맞춰 두 조건을 모두 만족할 때만 표시하면 될까. 그 방법도 검토했지만 선택하지 않았다. 그렇게 하면 「만료가 30일 남았는데 두 달 전에 통화한 고객」이 빠진다. 실제로 그런 고객이 열한 건 있었다. 연락은 최근에 했지만 갱신은 아직 아무것도 진행되지 않은 고객이다. 가장 급한 축에 속하는데 오히려 표시에서 빠지는 것이다. 그래서 조건을 하나로 줄였다.
지금은 만료가 임박한 고객에게만 위험 표시가 붙는다. 171건 중 34건이다.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이미 목록의 「마지막 접촉」 항목에서 확인할 수 있다. 941일 전이라고 적혀 있다면 그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다시 빨간 점을 붙일 필요는 없다. 게다가 이미 「밀린 고객 목록」에 들어왔다는 것 자체가 첫 번째 필터다. 그 위에 또 하나의 경고를 붙인다면 정말 일부 고객만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배운 것이 있다.
위험 표시의 가치는 얼마나 많이 잡아내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적게 잡아내는가에서 나온다. 절반 이상에 붙는 경고는 경고가 아니라 배경이 된다.
별도의 기록을 만들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가 더 있다. 너처링 화면은 별도의 접촉 기록을 만들지 않는다. 완료 표시, 미루기, 담당자 지정 같은 관리 정보만 별도로 저장하고, 「고객과 연락했다」는 사실의 원본은 언제나 기존 영업활동 기록이다.
너처링 전용 접촉 기록을 따로 만들면 같은 사실이 두 곳에 남게 된다. 앞선 글에서 이야기했던 메일과 CRM 기록의 관계와 같은 문제다. 따라서 이 화면을 사용하기 위해 담당자에게 새로운 입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미 쌓이고 있는 기록을 다른 기준으로 다시 보여줄 뿐이다.
정리하면
만료 전 고객은 만료일에서 거꾸로 센 사다리를 따라간다. 계약 기간과 관계없이 같은 사다리를 사용하고, 각 단계는 영업과 기술이 역할을 나눠 맡는다. 만료 후 고객은 경과 시간에 따라 구간이 나뉘고, 각 구간의 반복 주기에 따라 다음 접촉 시점이 계속 만들어진다. 한쪽은 놓친 접촉을 쌓아서 보여주고, 다른 한쪽은 놓친 접촉을 쌓지 않고 다음 주기로 넘긴다.
고객과 접촉했다는 사실도 담당자가 너처링 화면을 위해 따로 적지 않는다. 이미 쌓여 있는 영업활동, 기술지원, 교육 기록에서 읽어낸다. 그리고 위험하다는 표시는 최대한 아껴서 사용한다.
연락할 이유를 사람이 매번 만들어내는 대신, 이미 존재하는 날짜와 기록에서 계산해 낸 것이다.
다음 글에서는
여기까지가 영업기회가 없는 고객이 멀어지는 문제다. 다음은 메일과 이력의 이중 입력으로 넘어간다. 메일을 보낸 뒤 CRM에 같은 내용을 한 번 더 적는 일에 관한 이야기다. 이 작업은 바쁜 날 가장 먼저 생략되고, 그렇게 빠진 기록은 몇 달 뒤 담당자가 바뀌었을 때 문제가 된다.
같은 일을 두 번 하지 않게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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